(관리자 주: 이 글에 나오는 ‘친구’는 지난 28년간 전신마비 환자로 병석에 누워 있으면서 특수안경과 컴퓨터로 본교 M.Div 과정을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있는 윤석언 학우를 말한다. 이 두 사람은 같은 해 본교에 입학하여, 박수민 동문은 폴란드에 윤석언 학우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각각 거주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깊은 형제애를 나누어왔다.  작년에 두 사람은 공저로 “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 (포이에마)라는 수필집을 출간한바 있다)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의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송축할지어다”(시편100:5)

 

2015년 봄학기부터 시작한 목회학공부는 온전한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은혜와 축복에 대한 감사의 예배와 축제를 드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5월 28일 런던을 거처 볼티모어에 오후 7시가 넘어 도착했다. 여전히 그 주님의 자리에 서서 살아가는 김간호사가 공항에 나왔다. 마침 근무가 없는 날이었다. 곧바로 친구가 있는 널싱홈에 갔다. 매일 이야기하고 오늘도 좀 있다 보자고 하고 만났으니 신기할 건 없지만, 얼굴보면 또 다른 기쁨이 있다. 하루 한 시간도 내가 살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고난속에 살아가는 친구는 내게 큰 선생과 같다. 회포를 풀고 어머님 준비한 잔치상앞에서 수다를 떨었다. 배고픈 것과 맛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친구는 제법 잘먹었다. 제법 매운 김치갈비찜도 먹고 아주 매운 무침도 먹고 그의 곁엔 늘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친구 향기나는 방에서 꿀같은 첫 밤을 지냈다. 이 방은 ‘아행궁’이라 지었다. 어머님이 화가다. 그림들로 둘러싸인 방안에서 1시간만 자도 ‘아름답고 행복할 수 밖에 없는 방’을 느꼈다. 그러니 시차를 못 느낄 수 밖에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주위를 걸었다. 그리고 아버님과 호수 주위를 2KM걸었다. 70년대 미국오셔서 30년간 말로반 듣던 국방부에 근무하셨단다. 나는 70년대 고단한 삶을 이끌고 독일에 간호사로 왔던 신앙의 선배들을 잘 안다. 내겐 다정한 엄마같은 분들이다. 고난을 아는 선배들의 삶에 비추어 고난이 없는 나의 삶을 늘 반성하고 하나님이 축복하셨던 신앙의 열매들을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하는데…1시간 아버님과 산책하면서 내게 또 그런 마음이 들었다.

 

이목사님이 오셔서 아침을 같이 먹고 나는 바로 친구의 널싱홈으로 갔다. 거기서 모세오경 마지막 과제에 돌입했다. 출애굽기 14장으로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갔다. 친구는 소리를 못낸다. 입모양만 봐도 나는 안다. 김간호사빼고 친구 소리 잘 알아듣는 사람이 나인 것을 알았다. 어머님도 답답해 하신다고했는데, 나는 별도 답답하지 않고 대부분 알아듣고 아주 막힐때만 스크린에 써 달라했다. „너희는 두려워말고 가만히 서 있으라”(14:13) 여기서 막혀 버렸다. 내가 친구에게 물었다. ‘왜 하나님은 이집트나 광야에서 거저 구원하시지 않고, 꼭 이렇게 까지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죽음의 벼랑끝에 몰아넣으시는가?’ 친구가 대답했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포기치 않으신다는 것을 알려주시려고” 공부를 멈추었다. 그리고 함께 기도했다. 티끌같은 죄인들을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찬양했다. 하나님이 죄인들을 포기치 않으신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눈물로 기도하던 때 이목사님이 점심먹으러 오셨다. 벌써 3시간이 지난 것이다. 몇 분 안 지난 것 같았는데…과제를 다 못했다. 친구가 나를 위해 순대, 족발을 주문했다. 최고의 밥상이다. 점심먹고 또 민수기 14장 문제집만 만들고 나머지는 친구가 마무리하기로 했다. 친구와 한 성경공부는 밭에 감추인 보화를 캐는 즐겁고 아름답고 신나고 감격스런 시간이었다. 그렇게 성경공부 실컷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헤어져야 곧 또 만날 수 있으니까, 내일 볼 사람처럼 헤어지면 되는 것이다. 성도에게 슬픈 이별은 있어도 뼈아픈 이별은 없다. 천국소망과 주님의 다시오심에 대한 소망이 늘 있어서다. 친구는 나와 수다떨고 성경공부 진창하다가 이틀 후에 피가 안 도는 상황까지가서 김간호사 응급조치 없었으면 죽을 뻔했다. 그런데, 나는 안다. 친구는 하루에도 몇 번 일상처럼 천국앞에 살아간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또 얼굴볼 기회 주시면 좋겠다. 몇 일후 어머님께서 산호호흡기때문에 상처난 얼굴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상처나고 앙상한 얼굴에서 예수님이 보인다.

 

29일 밤, 피닉스 거처 드리어 LA에 왔다. 17년간 베네주엘라 헌신하고 수 많은 현지지도자들을 세우고 강도, 도둑 만나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결국 납치 당하는 일을 당하고 나서야 후방에서 현지지도자들을 세우는 일로 나온 분이다. 그러니, 서선교사의 룸에서 눕는 것 만으로도 곤하고도 유쾌한 성령충만한 잠을 잘 수 있었다. 폴란드로 돌아오기전까지도 서선교사의 완벽한 섬김을 받은 것은 축복이고 특권이었다. 그의 납치 도중 천국 평강으로 대처한 이야기는 리얼이다. 로마서 8장이 떠올랐다. 하나님의 사랑을 끊을 수 있는 건 여기서도 저기서도 없는게 확실하다.

 

드디어 5월 30일 아기다리 고 기다리던 모교와 스승들과 동지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다. 이제 삼일간 품어왔던 그리움들을 풀기 위해 일찍 나섰다. LA는 처음 와 봤지만, 유명하고 화려한 것들보단 하나님의 진리와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는 곳에 있으면 그곳이 내겐 유명한 곳이다. WMU 인증샸 하나 찍고, 들어서자마자 김박전도사님 알아보고 너무 반가워, 폴란드식으로 3번 포옹하고 싶었는데 미국에선 미국식으로! 최교수님! 온라인 교실에서 많이 만나봤던대로 유쾌 발랄 지성 영성 시원시원하신 상상 그대로였다. 이교수님, 완전히 상상 그대로 고딩소녀시다. 지성과 영성을 갖추신 분이 어쩌면 그렇게 맑은 영혼을 가지고 사시는지…내가 받은 느낌들이다. 총장님도 부총장님도 마찬가지다. 많이 보고싶었던 남교수님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대학원까지 공부했었다. 내 아내도 서울최고의 대학 온라인 교육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우리식구들은 교육자 집안이다. 나는 WMU에서 예수님 닮은 교육자들을 만났다. 내가 감사함으로 주님의 문에 들어가야할 이유중 중요한 이유다.

 

먼저 스승님들과 짧은 인사를 하고, 사은회전까지 학교 주위를 걸었다. ZION MARKET! 한국보다 더 한국제품이 많은 건 아닌지? 신기해서 구석구석 눈요기는 실컷했다. 첫 사은회는 부흥회같았다. 특히 여학우들이 아주 전투적인 과정을 거쳤나보다. 눈물도 흘리고, 감동하고..Mdiv에선 김학우, 우학우, 진학우만 왔는데, 다른 과라도 동병상련인지 즐거운 간증, 감사, 기도가 넘치는 부흥회였다. 하나님은 총장님을 통해 마태복음 25장 말씀을 주셨다. 그렇다. 말세의 시대,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들에게 우왕좌왕하지 말고, ‘작은 일에 충성하는 신실한 일꾼이 되라’하신다. 졸업하고 학위따고 공부마치고 우왕좌왕할 것 없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삶을 보다 강화하고, 맡겨진 나의 소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며 사는 것, 그것이 졸업의 의미리라. 총장님, 기도 많이 하시고 마태복음 25장 23절 선물을 준비하신게 분명하다. 이 또한 상상했던 총장님다우신 정성이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알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스승들이 있는 모교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크게 축복해 주셔야만 할 것 같다. 세속인본주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복음주의 지성과 영성을 가진 스승들이 있는 모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내게 주신 졸업생 답사의 영감은 ‘영적 사관학교’였던 것이다.

 

31일 졸업식 전야의 날이다. 10시부터 안수 면접이 있었다. 5층도 구석구석 둘러보고, 6층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강의실도 매력적이고 전체 모임하는 강당도 시원하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내부가 시원하다. 그 아까운 공간에 큰 도서관을 배려하여 투자하고 만든 것을 보니, 영성과 지성을 갖춘 영적 사관생도들이 더 많이 배출되어져야만 할 것 같다. 네 분의 목사님들과 총장님, 남교수님이 앉아계셨다. 안수 동기가 박선교사, 진선교사, 정전도사들이다. 개척자들의 올곧은 분위기가 풍기는 선배목사님들이라 긴장되지 않았다. 지나간 개척자들의 피곤과 고난을 모르는 나로선 그냥 존경스런 맘으로 임했을 뿐이다. 그리고 성령님께서 입술에 주는대로 매일 살아오고 생각하던 대로 면접에 임했다. 마지막 순간에 총장님께서 증경총장목사님께 ‘그럼, pass 해 주실 건가요?’ 물으셨다. 웃으시면서 ‘pass~~~’ 내겐 패스와 타이틀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귀한 신앙의 선배들과 대면하고 신앙과 진리를 나눌 수 있는 영광된 추억을 주신 하나님앞에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갈 수 있는’ 은혜가 소중하다. 눈에 좋아 한약재로 쓰인다는 준비해간 폴란드산 아로니아가 약간이라도 이 귀한 선배목사님들의 눈을 지켜줄 수 있다면 좋겠다. 총장님 선택을 따라 최고의 육개장을 먹었다. 오랜세월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던 귀한 신앙의 선배들과의 오찬은 내겐 영광이었다. 오후 5시 온라인 뱅킹 시작전까지 학교 휴게실에서 김목사님의 간증을 다 들었다. LA에서 돈을 너무 많이 벌어 돈 세느라 엄지가 아프고 돈냄새가 질려버릴 정도의 돈 맛나는 삶에서 구원함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요 세계선교를 섬기는 목회자가 된 간증을 통해서 ‘하나님은 생나무도 태워 버리신다’는 것을 알았다.

 

김박전도사님의 진행으로 시작된 온라인 뱅킷은 그야말로 부흥회였다. 찬양, 기도, 감사, 기쁨, 진리의 말씀으로 풍성해서 마치 같은 교회 성도들하고 부흥회하는 느낌이었다. 전도사님의 성령충만한 찬양과 기도는 성령의 분위기로 만점! 학우들과 학우들 가족들이 들려준 놀라운 3분, 5분 간증들은 하나님의 기적과 응답하심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었다. 강목사 사모는 수줍어 말못하는 줄 알았다. 하나님께서 이루신 구원과 함께 하심의 간증으로 수다가 그칠 줄 몰랐다. 두번의 암수술을 거치고도 현재도 의족으로 살아가는 강목사를 만나기까지의 러브스토리는 하나님이 쓰셨다. 신기했다. 대부분이 불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젊은시절 구원함을 받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만났다. 불신자 정도가 아니라 몇 몇 학우들은 불자의 집안에서 태어났고 그렇게 이민을 온 학우들도 있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구원과 은혜의 이야기를 한 사람 한 사람가운데 쓰셨다. 3분, 5분의 액기스 간증을 통해서 하나님의 만민 구속의 역사를 지금도 쓰고 계심을 확실할 수 있었다. 세상 만민을 구원하시기 원하시는 하나님께서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을 아브라함과 사라로 부르시고, 지금도 그 구원의 역사를 쓰고 계셨다. 더 깊고 큰 감사로 주님의 문에 들어가고 있었다. 참 다채롭고 다양하게도 살았는데, 같은 구원과 같은 소명의 자리로 부름받았다. 하나님은 만민의 하나님이시다. 온 세상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스승님들과 제자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고, 은혜를 기뻐하는 부흥회는 그야말로 ‘SPIRITUAL BANQUET’ 맞다!

 

6월 1일 졸업식의 날이 밝았다. 말로만 듣던 동양선교교회를 들어갔다. 이민교회의 산 증인같은 교회인데, 전통적인 교회 양식이 아닌 현대식 양식이라 놀랐다. 옛날에 한 소리 들었을지 모를 홀양식의 교회였다. 시대를 앞서 간 것일까? 선교교회라는 이름도 참 맘에 든다. 10시부터 모여서 너무 일찍 모인것은 아닌지 궁금했는데, 미국식 졸업식은 예상외로 형식이 있고, 매력적이었다. 도리어 형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럽보다도 더 격식을 갖추고도 즐거웠다. 환호성도 울리고, 박수도 치고, 그러면서도 졸업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격려가 되는 그런 졸업식같았다. 진짜 졸업식 두 번하고 싶을 정도로 평범한 한 졸업자 한 졸업자에게 주어지는 수고로운 열매에 대한 악수와 수여식은 의미있었다. 그리고, 아무 예고도 없이 비행기모는 동생이 느닷없이 꽃다발을 들고 나타나 내게 깜짝쇼를 했다. 비행일정까지 조정하면서 형의 졸업과 안수를 축하해 주었다. 하나님의 감짝선물을 또 받은거다. 3일간 실컷 학교 다녔다. 올라인에서 공부한 학교에 3일간 실컷 머물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하나님의 사람들과 그 분들 가운데 지금도 동행하시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감사의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주일예배를 드리고 소명지도 돌아왔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올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려 드린다.

 

 

<아방궁 저리가라, 이것이 아행궁(아름답고 행복한 방)이다. 친구 방에서 하룻밤, 감사합니다.>

 

 

<부흥회 같은 사은회! 말씀, 기도, 찬양, 간증, 사랑 넘치는 만남들 감사합니다>

 

<세계선교 섬기는 학교가 이정도는 돼야! WMU사무실 벽걸이, 세계적인 학교 감사합니다.>

 

 

<세계선교의 개척자님들과 식사를 같이 하다니? 육개장 먹고 안수도 받고! 이중의 영광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주님의 동지들께 주님의 격려와 위로와 축복주심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