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성 교수(신학과: MAT 디렉터)
화가 중에 우리가 잘 아는 반 고흐(Van Gogh)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목사의 아들이라는 점에 더 애착이 갑니다. 목사님인 아버지가 대단히 엄격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고흐는 자유 분방했다고 하지요. 그러니 아버지와 많은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었지요.
아버지는 아들을 목사로 만들기 위해 강요해서 신학교에 집어 넣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옵니다. 부모를 떠나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삽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화가의 길을 걷다가 37세의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고흐 그림의 특징은 사람을 주제로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그리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농부들의 투박한 얼굴, 거친 손 등이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이런 그림들을 통하여 고흐는 인생의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그의 그림의 절정은 사람의 눈에 있습니다. 눈이 살아있습니다. 수 많은 인물화를 그렸지만 그림마다 눈의 느낌이 다 다릅니다. 이런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고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당보다는 사람의 눈을 그리는 게 더 좋다. 사람의 눈은, 그 아무리 장엄하고 인상적인 성당도 가질 수 없는 매력을 담고 있다. 거지든 매춘부든 사람의 영혼이 더 흥미롭다.”
눈은 영혼의 창입니다. 고흐는 사람의 눈을 통해서 그 사람의 영혼을 보았던 것입니다. 눈을 그리면서 그 사람의 영혼을 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영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던 것입니다. 웅장한 예배당보다도 한 사람의 영혼이 더 장엄하고 신비롭고 거룩함을 느꼈던 것입니다.
우리 서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을 통하여 형제자매들의 영혼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형제자매들의 사랑스러움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영혼이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설적인 농구 감독 존 우든 (John Wooden) 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UCLA 농구팀 감독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분입니다. 이 분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 여겼고, 선수들간에 따듯한 마음을 강조했던 분입니다.
존 우든이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골을 넣으면 반드시 공을 어시스트(assist) 해준 동료를 향하여 윙크를 하던지, 미소를 짓던지, 고개를 끄덕여 주라”고 했습니다. 그때 어떤 선수가 말을 했습니다. “만약 어시스트 해준 친구가 나를 바라보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존 우든이 말을 했습니다. “그 사람이 안 바라볼 리가 없다. 반드시 바라보게 되어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일에 동질의식을 느끼고 싶어하고, 보람을 함께 나누고 싶어합니다. 이런 마음은 질투의 마음도 아니고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마음도 아닙니다. 그냥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고,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 팀이 되었음을 확인 받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이런 속에서 사람은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강한 팀을 이루게 됩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당신은 특별한 지식을 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당신은 항상 앞서가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당신은 내 모든 문제에 해답을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당신은 나와 함께 있어 주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당신은 나와 함께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우리가가 필요로 하는 당신은 내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를 마주보고 미소를 지어 주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성장합니다. 사람 속에서 사람은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 중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따뜻한 마음의 환경에서 잘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월드미션 대학교가 이런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성장하는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해 줄 수 있는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내가 사람다워 지기 위해 나는 당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워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나를 공감해 주고, 환한 미소로 웃어 줄 수 있는 당신이 필요합니다.